문화방송(MBC) 직원들이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자사 방송작가들을 향해 차별과 조롱 섞인 발언을 쏟아내 파문이 일고 있다. MBC차별없는노동조합이 해고된 방송작가의 복직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자, 이에 대한 비난과 폄하가 쏟아진 것이다. 노조는 이를 '사이버 폭력'으로 규정하며 MBC에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지난 12일 차별없는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블라인드에 게시된 직원들의 모욕적인 발언들을 공개했다. "방송국 작가들이 진정한 빈대", "피해의식과 오만방자가 합쳐진 희안한 집단" 등 인신공격성 발언은 물론, 여성혐오성 발언까지 포함되어 충격을 안겼다. 해당 게시물들은 삭제되었으나, 유사한 조롱성 글은 계속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익명 게시판이라도 직원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조롱하는 것은 명백한 사이버 폭력"이라며, 관련 글들을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고 법적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MBC에 작가 비방 참여 직원 조사 및 모든 직군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용인하지 않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김은진 위원장은 "이런 혐오가 용인되면 더 큰 혐오로 돌아올 것"이라며 즉각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모친 장연미 씨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괴롭힘으로 사람이 죽었는데 이렇게 또다시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말들을 해댄다"며 분노를 표했다. 장 씨는 MBC 내 비정규직을 향한 차별과 폭력에 엄정 대응하여 제2의 오요안나 사망 사건을 방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논란은 고용노동부가 MBC 방송작가 33명에 대해 근로자성을 인정했음에도 대다수 작가와 계약을 종료한 MBC의 부당해고를 차별없는노조가 규탄하며 시작됐다. 이후 블라인드에 작가 조롱 글이 쏟아져 나오며 MBC 내부의 고용 형태 차별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다시 공분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