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K콘텐츠 생태계 '변화'에... '적신호' 켜졌다

 K 콘텐츠 현장은 코로나19 이후로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드라마를 제작하는 사례가 감소하면서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올해 OTT와 방송사를 통틀어서 공개되는 드라마는 100여 편에 불과한데, 이 수치는 2022년에 비해 30% 줄어든 규모다.

 

연기 활동 20년 차인 배우 김지석은 겪은 일화를 토대로 직접 대본을 쓰고 드라마를 만들어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추노(2009)'와 '동백꽃 필 무렵(2019)'에 출연한 그는 상반기에 출연할 드라마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품 출연 제안이 끊기자 아예 직접 드라마를 기획하여 출연하는 배우도 있다.

 

배우 이장우는 시청률 50%에 육박하는 '하나뿐인 내 편(2019)'에 출연하여 '주말극의 왕자'라고까지 불리었으나 출연 제안이 오지 않자 식당을 내고 업종을 전환했다. 그는 식당 일을 하며 깍두기를 만들기 위해 하루 100kg씩 무를 썰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한편, 배우들이 아예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배우 채종협과 2PM 출신 황찬성, 하연수는 일본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 출연료가 한국보다 낮지만 주연을 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일본 활동을 지원하는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작품 활동은 경비 부담이 크고 콘텐츠 영향력도 약한 편인지라 3, 4년 전까지만 해도 고려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한국의 드라마 제작 편수가 들어주는 추세이자 일본 작품 출연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한다.

 

한편, 살아남기 위해 OTT와 '낯선 동거'를 하기도 한다. 이보영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하이드'는 JTBC 방영 외에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되기도 한다.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제작비 부담이 커지며 OTT와 TV 채널이 손을 잡고 부담을 줄이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또, 한 회마다 80분이던 드라마의 분량이 2분 내외로 짧아지고 있다. 2분 남짓 되는 짧은 드라마는 자극적인 '마라맛 드라마'를 만들어 짧게 볼 수 있도록 하는데, 쪼개어 공개함으로 수익을 어떻게든 올리기 위한 전략 중 하나이다.

 

이처럼 드라마 제작이 줄어들고 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일파만파 퍼지면 부작용은 시청자의 몫으로, 나중에는 소비 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