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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빚 1928조 돌파..한은 “7월부터 안정” 전망

 올해 1분기 가계신용이 2조8000억원 증가하며 192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증가폭인 11조6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로, 4분기 연속 증가세는 유지됐지만 증가폭은 뚜렷하게 둔화됐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가 주택 거래 둔화, 신용대출 상환 확대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도, 2분기에는 일시적인 요인으로 가계신용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전체 가계신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181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분기 대비 4조7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증가세는 지속됐으나 전분기(9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은 9조7000억원 증가하며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이는 전분기 11조7000억원에 비해 축소된 결과다. 한은은 연말과 연초 주택거래의 둔화가 주담대 증가폭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3만6000가구와 3만4000가구로 집계되며, 지난해 7월의 5만5000가구에 비해 크게 줄었다.

 

기타대출의 감소폭도 확대됐다. 전분기 -2조6000억원이었던 감소폭은 이번 분기 -4조9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상환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특히 연초에 지급된 상여금이 신용대출 상환에 활용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별 가계대출 동향을 살펴보면, 예금은행의 대출 증가폭은 전분기 6조9000억원에서 이번 분기 8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증가폭은 6조원에서 1조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기타 금융기관의 대출은 전분기 -3조8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감소폭이 더 커졌다.

 

판매신용은 신용카드 이용 축소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조9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만의 감소세다. 이에 따라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도 지난해 4분기 196조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92조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가계신용 둔화의 원인을 주택 거래 감소와 소비 기저 효과로 분석했다. 김민수 금융통계팀장은 “올해 1분기 가계신용은 연말과 연초의 주택거래 둔화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증가폭이 줄었다”며 “판매신용 역시 지난해 연말 소비 증가의 기저 효과로 인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일시적인 요인으로 가계신용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2월 말부터 토지거래허가제가 일시적으로 해제되면서 주택거래가 활발해졌고, 이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2\~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주담대는 통상 주택거래 후 3개월 정도 후행 반영되므로, 2분기에는 일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이러한 일시적 증가 이후에는 다시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부터는 토지거래허가제의 재지정과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이 예정돼 있어 대출 억제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팀장은 “스트레스 DSR 3단계가 7월부터 시행되면, 가계부채는 빠르게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며 “가계부채 비율 하향화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 올해 1분기 가계신용은 전반적인 둔화세를 보였고, 이는 정부의 부동산 거래 제한 정책과 대출 규제 강화의 효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2분기에는 일시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존재해, 향후 실제 시장의 주택 거래량과 대출 흐름이 가계신용 증가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정책 대응을 예고하며,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